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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 2026-10-18

전기요정의 시대에서 AI 전력망으로…전기를 끊김 없이 지키는 과제

라울 뒤피의 대작 ‘전기요정’이 그린 전기의 마법은 오늘날 더 복잡한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재생에너지와 AI 데이터센터가 전력 시스템을 바꾸는 가운데, 발전량뿐 아니라 전기를 안정적으로 전달하고 운영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전기요정의 시대에서 AI 전력망으로…전기를 끊김 없이 지키는 과제
AI-generated editorial illustration
전기가 집과 공장을 바꾸던 시절, 프랑스 화가 라울 뒤피는 전기를 마법처럼 묘사했습니다. 1937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그린 ‘전기요정’에는 전기 설비와 과학자, 발명가들이 담겨 있습니다. 전등이 어둠을 밝히고 전동기가 공장을 움직이던 당시의 기대가 작품 전체에 펼쳐져 있지요.

약 90년이 지난 지금, 전력 분야의 관심은 전기를 어떻게 더 만들어낼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대전력망협의회(CIGRE) 총회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 변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AI를 활용한 전력망 운영 등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습니다. 전력 시스템이 복잡해질수록 생산한 전기를 필요한 곳에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해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대정전도 이 점을 되새기게 했습니다. 전기를 충분히 생산하는 것만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력망의 상태를 살피고, 공급과 수요의 변화를 관리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다만 대정전의 구체적인 원인을 단정하기보다, 전력 시스템 운영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과제는 한국에도 이어집니다.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지역 간 송전망에는 제약이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면서 출력제어 문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전력을 필요한 장소로 보내고 변동을 감당할 수 있는 기반을 함께 갖춰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압과 주파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계통 운영 기술을 고도화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전력망의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AI를 활용한 예측과 진단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술 도입만으로 과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력망에 필요한 투자가 제때 이뤄지고 새 기술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시장 제도와 규제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뒤피의 그림 속 과학자와 발명가들은 전기의 원리를 발견하고 생활에 쓰이는 기술로 발전시켰습니다. 그 덕분에 전기는 오늘날 일상을 떠받치는 기반이 됐습니다. 이제 전력 정책의 중요한 질문은 전기를 얼마나 생산하느냐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복잡해진 전력망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전기가 끊기지 않도록 다음 세대에 이어갈 것인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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